-동양은 좀 그럴싸한데, 서양은 좀 안 맞은 듯...

| 이성, 인식, 분석, 판단, 지성
심하다 싶을 정도로 이성적이고 생각이 많은 당신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말[言]로 잡아먹을 수 있을 정도로 놀라운 설득력을 가진 네고시에이터 타입! 아는 것이 힘이긴 한데, 일단 해봐야 알 수 있는 법. 세계는 변한다. 당연히 목적도 변할 수 있다. 단, 변할 때 변하더라도, 변화에는 일정한 질서가 있는 법임을 믿는다. 변화하는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는 않는 당신. 강자에겐 약한 기질이 있어서 특정 순간에 사정없이 꼬리를 내리기도 한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지만 책도 주로 두꺼운 것만 쓰는 이 유형의 철학자들은? = 데카르트, 홉스, 헤겔, 베버
6장 국가는 정당한 것인가? 홉스와 클라스트르
15장 역사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헤겔과 맑스
22장 무엇이 자본주의를 살아가게 하는가? 베버와 보드리야르
데카르트데카르트는 몰라도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제는 알 것이다. 이 말이 그렇게나 유명해진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또는 우리가 사는 시대의 바로 앞 시대인 '근대'가 이 유명한 말을 통해 열렸기 때문이다. 다른 누구도 아니라, '내가'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그 생각이 바로 나의 존재라는 것은 철학적으로는 '주체'의 탄생을 의미하고, 역사적으로는 자연에 대한 인간 지배를 정당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생각의 결과가 어떠했는지는 인터넷 검색창에 '환경'이라는 키워드를 쳐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어쨌든 그는 철저한 '이성' 중심주의자였다. 시각, 청각 같은 감각은 잘못 보거나 잘못 들을 가능성을 늘 가지고 있지만, 이성은 근본적으로 오류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관점이었다. 이 관점에 섰을 때, 정신지체장애인들이나 아동은 인간일까, 인간이 아닐까? 아마도 아니었을 것이다. 인간의 인간됨을 기초 짓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성'이었기 때문이다.
[관련된 책]
- 방법서설 : 정신지도를 위한 규칙들르네 데카르트 지음 | 문예출판사
- 성찰르네 데카르트 지음 | 이현복 옮김 | 문예출판사
홉스"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라는 명제가 현대의 정치체제를 낳았다? 무슨 소리일까? '사회계약설'의 강력한 근거가 되는 저 명제는, 권력이 어딘가에 집중되지 않고 분산되어 있으면, 각자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서로를 적으로 삼는 '투쟁' 상태가 지속되었으리라는 말이다. 따라서 인간은 보다 나은 '생존'을 위해 권력을 누군가에게 이양한다. 이것이 홉스의 사회계약론의 근간이다. 이것이 현대의 정치체제와 관련되는 이유는 현대의 정치체제도, 그리고 우리의 상식적인 정치 이해도 저 논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생전에 그는 이미 저명한 학자로 행세했다. 그리고 그의 사상은 영국 경험론이라고 불리는 사조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사실 그의 인생은 '자연상태'에 빠진 적이 거의 없었다. 혼란한 17세기의 정세 속에서도 90세까지 장수했고, 말년에는 유언장에까지 언급된 어린 반려자를 얻는다. 그가 이 부류의 철학자에 속한 이유는 그의 철학이 이성적이기도 하지만, 고기를 멀리하고, 폭식을 하지 않으며, 생애 내내 운동하길 멈추지 않았던 그의 성품 탓도 크다.
[관련된 책]
- 리바이어던토마스 홉스 지음 | 최공웅, 최진원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리바이어던, 자유와 맞바꾼 절대 권력의 유혹토마스 홉스 지음 | 하승우 옮김 | 풀빛
헤겔이 사람을 "냉철한 엘리트 타입"으로 분류하는 데 적잖이 고민을 했다. 왜냐하면 헤겔은 '장대한 체계', '파도 같은 논리'라는 수사로 표현될 만큼 뜨거운 사유를 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官)과 굉장히 친밀했고, 경력의 거의 전부를 대학에서 보냈으며, 말년에는 그의 철학이 '국가철학'으로 불렸을 만큼 엘리트의 길을 고스란히 걸었으니 이 타입에 넣어도 괜찮지 않을까?
물론 그도 젊어서는 꽤 고생을 했다. 어린 나이에 잘나가던 친구들(가령 천재 셸링)에 비해 자신은 귀족 집안의 가정교사 노릇이나 하고 있었으니 그 심정이 어떠했을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절치부심한 그는 결국 교수 자리를 따내고, 교수직에 대한 첫번째 제안을 거절하며 조건을 더 좋게 만드는 수완을 발휘하기까지 한다(아이러니한 것은 그 자리가 예전에 스피노자가 학문의 자유, 종교에 대해 마음껏 발언할 권리를 내세우며 사양했던 자리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그는 충분히 '엘리트'가 아니라, 상당히 심한 '엘리트'였다!!
[관련된 책]
- 헤겔, 영원한 철학의 거장테리 핀카드 지음 | 전대호, 태경섭 옮김 | 이제이북스
- 쉽게 읽는 헤겔 정신현상학랄프 루드비히 지음 | 이동희 옮김 | 이학사
- 정신현상학게오르크 W.F. 헤겔 지음 | 임석진 옮김 | 한길사
- 법철학게오르크 W.F. 헤겔 지음 | 임석진 옮김 | 한길사
베버베버는 19세기 독일에서 태어난 '현대 사회학'의 창시자이다. 그가 지은 책으로는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 있다.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서양 전통의 기독교 윤리와 자본주의가 밀접한 연관 속에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 거두절미하고 생각해 보자.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일까? 그럼 기독교 윤리랑 거리가 먼 동양이나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는 자본주의가 발전할 수 없을까? 여하튼 그런 논리에 따라 지배계급은 기독교를 대체할 수 있는 '유교 윤리'라는 가설을 만들어 냈다. 이 가설 때문에 금욕을 강요당한 사람들도 꽤 있었다는 점을 잊지는 말자.
이 모든 문제를 그에게 돌릴 수는 없겠지만,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 어쨌든 그는 현대 사회학이 중요하게 여기는 각종 사회분석 이론과 개념적 장치들을 만들어 낸 것으로 유명하다. 법학, 역사, 정치, 경제 각 분야를 아우르는 그의 인식지평 속에서 현대 사회학이 탄생하였다.
[관련된 책]
-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막스 베버 지음 | 박성수 옮김 | 문예출판사
- 맑스 베버, 이 사람을 보라김덕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카리스마, 성악설, 법가, 병법가
천하를 꿰뚫는 도[道]가 있다고 믿는 타입이다. 그것이 권력이든, 군사력이든, 군주의 힘이든 말이다. 어쨌든 이 타입의 사람들은 가장 효율적으로 사고하려고 노력한다. 천하의 도가 바르게 흐르기 위해서는 각자가 그들의 자리에서 본성에 맞게 움직여야 하는 법! 그러다 보니 '국가'를 운영하는데 관심이 많은 편이다. 인간의 본성을 악한 것으로 보고, 인간의 온갖 욕심을 효율적으로 다스리는 법을 연구한다. 이 타입의 동양사상가는? = 한비자, 순자, 손자
8장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맹자와 순자
9장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공동체가 가능한가? 양주와 한비자
순자순자는 성악설로 유명한 학자이다. 성선설을 주장한 맹자와 함께 언급되곤 하지만, 맹자보다 약 100여 년 정도 앞선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다. 공자의 가르침을 따르는 유학자이기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사상은 법가에 더욱 강한 영향을 주었다. 맹자가 후대의 유학자들에게 도통(道統)을 계승한 인물로 받아들여진 데 비해, 순자는 유학에서도 하나의 이단으로 취급받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가 성악설을 주장했다는 것은, 본성적인 악을 어떻게 다스릴지도 함께 고민했다는 뜻이다. 그가 유가의 개념 중에서 예(禮)를 특히 강조했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악한 본성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절제된 예에 기초하여 행동하는 것이 자신을 성인으로 만드는 길이리라. 이러한 순자의 사상은 그의 제자였던 한비자, 이사에게 이어져 법가 사상이 전개되는 토대를 이룬다.
[관련된 책]
한비자한비자는 기원전 3세기에 활동한 법가의 대표적인 학자이다. 출신은 명문 귀족이었고, 말은 어눌했으나 문장력은 대단했다고 전해진다. 성악설로 유명한 순자가 그의 스승이다. 진시황이 그의 책 『한비자』를 읽고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사태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그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아는 사람이었다. 더불어 사회가 멀쩡하게 돌아가려면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부족함도 더함도 없이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굉장히 합리적인 사고 방식이다. 이러한 냉철함이 그의 카리스마의 원천이 아니었을까?!
[관련된 책]
- 한비자한비자 지음 | 김원중 옮김 | 현암사
- 이야기의 숲에서 한비자를 만나다한비자 지음 | 이상수 엮음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손자손자는 공부 좀 했다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상을 두고 다퉜던 백가쟁명의 시대에 태어났다. 철학사에서 분류하기로는 ‘병가’로 분류되는데, 그의 유명한 저서 『손자병법』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쟁을 하나의 기예로 만든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가 단순히 병사를 어떻게 어디에 배치해야 하는지와 같은 전술만을 다룬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손자병법』은 전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삶의 갖가지 요소들을 한꺼번에 다루는 책이다. 자기계발서에도 빈번하게 인용되는 것을 보면, 그 범용성이 얼마나 넓은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그는 곧장 전쟁에서 실용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병법’을 연구한 덕에 당대의 다른 학자들, 가령 유학자들에 비해 훨씬 취직이 용이했다. 위로는 왕을 섬기면서, 아래로는 용맹한 장수와 병사들을 거느렸던 손자야 말로 ‘카리스마 있는 정치가’ 타입에 꼭 맞는 인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관련된 책]
- 손자병법손무 지음 | 김광수 옮김 | 책세상
- 손자병법 교양강의마쥔 지음 | 임홍빈 옮김 | 돌베개
- 손자에게 직접 배운다왕빈 지음 | 정광훈 옮김 | 휴머니스트











